"이 영화는 악인이 없으면서도 비극이고, 광대가 없는데도 희극이다."
- 봉준호
기 생 충
2019년 개봉한 봉중호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
등장인물
김기택 一家 | 박동익 一家 |
김기택 (송강호) | 박동익 (이선균) |
박충수 (장혜진) | 최연교 (조여정) |
김기우 (최우식) | 박다혜 (정지소) |
김기정 (박소담) | 박다송 (정현준) |
줄거리
발단
김기택(송강호)과 그의 가족은 반지하 집에서 무료 와이파이에 의지하고 피자박스 접기로 생계를 이어가는 백수 가족이다. 집은 곤충이 득실거리고 주정뱅이가 창문 너머로 노상방뇨하는 밑바닥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기우의 친구 민혁(박서준)이 찾아와 부잣집 딸 박다혜의 고등 과외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하며 가족에게 희망을 준다. 민혁은 주정뱅이를 쫓아내고 가족들은 그의 행동에 감탄한다.
기우의 친구 민혁이 집에 찾아와 기택 가족에게 재물 운을 가져다주는 수석을 선물한다. 민혁은 유학을 떠나게 되어 부잣집 딸 박다혜의 영어 과외를 기우에게 맡아달라고 제안한다. 민혁은 다혜를 좋아하지만 유학 후 돌아와 정식으로 사귀자고 할 생각이라며, 기우가 대학생인 척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기우는 포토샵으로 위조한 대학 증명서를 가지고 박 사장네 집으로 과외 면접을 보러 간다.
전개
기우는 처음으로 박 사장네 집을 방문해 가정부 문광과 안주인 연교를 만난다. 연교는 기우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과외 수업을 참관하며, 기우는 다혜의 손목을 잡고 긴장을 풀어주는 등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우는 성공적으로 시범 과외를 마치고 정식 채용되어 과외비를 선불로 받는다. 이후 연교는 다송의 비범함을 자랑하며 기우와 이야기 나누다가, 기우는 '제시카'라는 미술 선생님을 추천한다. 연교는 큰 관심을 보이고, 기우는 기정을 데리고 박 사장네 집을 방문하며 사전에 맞춘 가짜 설정을 상기시킨다.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네 사촌
기우는 다혜와 과외 수업 중 로맨스를 형성하고, 다혜의 질투와 적극적인 애정 공세로 인해 둘은 키스를 하게 된다. 한편, 기우의 친구 민혁은 기우가 다혜를 잘 돌봐줄 것이라 믿었지만, 다혜는 기우에게 더 끌리게 된다.
연교는 기정의 수업을 참관하려 하지만 기정은 단호히 거절하고 다송과 단둘이 수업을 진행한다. 연교는 문광에게 매실청을 가져다 주라는 핑계로 수업을 엿보게 한다. 수업 후 기정은 다송을 변화시킨 모습을 보여주고, 연교에게 다송의 그림을 보여주며 단둘이 대화할 것을 제안한다. 문광이 궁금해하자 기정은 단호하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청한다.
이게 다 다송이 마음 속 블랙박스입니다.
그 검은 상자를 저와 함께 열어 보시겠어요, 어머니?
기정은 연교에게 수업료가 비쌀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연교는 울먹이며 기정을 신뢰하고 다송의 미술치료 과외 선생님으로 고용한다. 박동익 사장과 운전기사 윤 기사가 집에 돌아오고, 박 사장은 윤 기사에게 기정을 집까지 데려다 주라고 한다. 윤 기사의 권유를 거절하던 기정은 결국 혜화역에서 내린다고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자신의 팬티를 조수석 시트 밑에 숨겨 놓는다.
며칠 후, 박 사장은 자동차에서 기정이 남긴 팬티를 발견하고, 이를 연교에게 보여주며 윤 기사가 차 안에서 누군가와 카섹스를 했다고 의심하며 화를 낸다.
박 사장은 팬티를 남기고 간 윤 기사를 마약 때문이라고 의심하며 해고를 지시한다. 기정은 윤 기사가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고 연교에게 말하며, 아버지 기택을 새로운 운전기사로 추천한다. 기택은 박 사장의 마음에 들어 운전기사로 고용된다.
기우는 다혜에게서 문광의 복숭아 알레르기를 듣고 문광을 쫓아낼 계획을 세운다. 기우와 기정은 문광에게 복숭아 털을 뿌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연교에게 문광이 결핵에 걸렸다고 믿게 만든다. 연교는 문광을 해고하고, 기택은 연교와 문광의 해고 사유를 비밀로 하기로 합의한다.
비 오는 날, 기택은 박 사장을 태우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대화를 나눈다.
기택은 박 사장에게 가정부를 구해야 한다며 명함을 건네고, 당황한 기택이 욕설을 내뱉자 박 사장은 안색이 안 좋아진다. 연교는 그 명함을 통해 충숙을 새로운 가정부로 고용한다. 이렇게 기택 가족은 모두 박 사장네 집에 고용되어 일가족 사기단이 된다.
어느 날, 다송이 수업 도중 기택과 충숙의 냄새가 똑같다고 말해 당황시키지만, 박 사장 부부는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이후 기택 가족은 저녁을 먹으며 각자 다른 비누를 쓰고 빨래도 따로 해야 하는지 논의하지만, 기정은 반지하 냄새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중반
다송의 생일을 맞아 박 사장 가족이 캠핑을 떠나는 동안, 기택 가족은 박 사장의 저택을 마음껏 즐긴다. 기우는 다혜의 일기장을 읽고, 기정은 고급 생수를 마시며 목욕하고, 충숙은 해머던지기를 즐긴다. 밤에는 고급 양주를 마시며 저택의 분위기를 만끽한다.
기우는 다혜에게 고백할 계획을 말하며 가족과 농담을 주고받는다. 기택은 쫓아낸 윤 기사를 걱정하고, 충숙은 부자라서 착한 거라고 말한다. 충숙의 말에 기택은 자존심이 상해 화를 내다가 웃으며 넘긴다.
그러던 중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거세지며 갑자기 초인종이 울린다.
위기
충숙이 본 인터폰 화면에는 비에 젖은 문광이 서 있었다. 문광은 급히 놓고 온 물건이 있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애원하고, 충숙은 마루를 정리한 후 문광을 들여보낸다. 문광은 지하실로 내려가고,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충숙이 내려가 보니 문광은 진열장을 밀며 비밀 문을 드러낸다. 그 문은 과거 부자들이 만든 비밀 지하 방공호로, 문광의 남편 근세가 숨어있었다.
문광은 남편에게 음식을 주며 충숙에게 불쌍한 처지를 호소하지만, 충숙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한다. 이때 기택 가족이 몰래 엿듣다가 들키고, 문광은 기택 가족의 정체를 알게 되어 휴대폰으로 증거를 찍고 협박한다.
문광 부부는 기택 가족을 무릎 꿇리고 협박하며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는다. 근세는 북한 핵미사일 발사 버튼에 비유하며 실실거리고, 문광은 리춘히 흉내를 내며 기택 가족을 조롱한다.
근세와 문광이 과거에 집주인이 없을 때 지하실에서 올라와 거실과 정원에서 즐기던 추억을 회상하는 동안, 기택네 가족은 빈틈을 노려 문광 부부를 공격한다. 문광이 술병으로 기우와 기정을 공격하자, 기정은 복숭아로 문광을 공격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기택네 가족은 결국 문광 부부를 제압하고, 기우는 문광의 휴대폰을 빼앗아 영상을 지운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리고, 충숙이 전화를 받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연교였고, 뜻밖의 말을 전한다.
아줌마. 짜파구리 할 줄 아시죠?
박 사장 가족이 집에 오기 전, 기택 가족은 급히 집을 정리하고 숨는다. 문광이 지하실에서 올라오려 하자 충숙은 그녀를 발로 차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게 하고, 문광은 뇌진탕에 걸린다. 기택은 문광과 근세를 지하 방공호에 가둔다. 기택은 근세가 박 사장을 존경하며 모스 부호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알게 된다.
연교는 충숙에게 다송이 집에서 귀신을 본 후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말한다. 이는 근세와 마주친 것이었다. 기우는 다혜의 방에서, 기택과 기정은 거실 테이블 밑에 숨는다. 다송은 인디언 텐트를 치고 밖에서 자려 하고, 박 사장 부부는 거실 소파에서 자며 다송을 지켜본다. 박 사장은 소파에 누워 기택의 냄새를 맡고 연교와 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박 사장 부부는 소파 위에서 서로 애무하기 시작하고, 이를 테이블 밑에 숨어 지켜보던 기택, 기우, 기정은 당황한다. 박 사장은 팬티 얘기를 하며 성적 흥분을 유도하고, 연교는 마약을 사달라고 말한다. 박 사장 부부가 잠든 후, 기택 가족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다송의 무전으로 기택이 들킬 뻔한다. 결국 충숙을 제외한 가족들은 무사히 탈출한다.
문광은 정신을 차리려다 뇌진탕으로 구토하고 결국 변기 앞에서 쓰러지며 유언을 남긴다. 이를 본 근세는 전등 스위치로 모스 부호를 보내며 절망한다. 기택 가족은 폭우 속에 집으로 돌아가지만, 홍수로 반지하 집이 침수된 것을 발견한다.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고 대피소로 피신한 기택 가족은 밤을 보낸다. 기우가 아버지에게 계획을 묻자, 기택은 '무계획'이 가장 좋은 계획이라며 인생의 무상함을 말한다.
너...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 줄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 플랜
절정
다음 날, 연교는 맑은 날씨를 보며 다송의 생일파티를 계획하고, 기정과 기우를 초대한다. 연교는 기택에게도 일찍 오라고 전화한다. 기택은 헌옷을 뒤지고 있고, 연교는 고급스러운 옷을 고르며 기택에게서 냄새를 느끼고 불편해한다. 기우와 다혜는 다혜의 방에서 진한 키스를 나누고, 기우는 수석을 들고 지하로 내려가려 한다. 기정은 엄마 충숙과 상의한 후 방공호로 내려가려 하지만, 연교가 케이크를 들고 등장해달라고 부탁해 발걸음을 돌린다. 박 사장은 기택과 함께 인디언 분장을 하고 다송의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준비한다.
기택은 심신이 피로한 상태로 박 사장과 대화하다가 '선을 넘는' 언동을 하고 박 사장은 불쾌해한다. 기우는 방공호로 내려가다가 근세에게 공격받고, 수석으로 머리를 맞아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근세는 식칼을 들고 파티장으로 올라가 기정을 찌르고, 파티는 아수라장이 된다. 다송은 충격으로 기절하고, 충숙은 근세와 싸운다.
박 사장은 기택에게 차를 빼라고 소리치고, 기택은 열쇠를 던지지만 근세의 몸에 깔린다. 박 사장은 근세의 냄새에 얼굴을 찌푸리고, 이를 본 기택은 격분해 박 사장을 칼로 찔러 죽인다. 연교는 혼절하고, 기택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결말
1달 후 병원에서 깨어난 기우는 후유증으로 한동안 웃기만 하고, 기정의 죽음에도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기우와 충숙은 사기 행각이 드러나 재판을 받고, 사문서위조와 주거침입으로 유죄를 선고받지만,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그러나 기택은 박 사장을 살해하고 행방불명된다.
사건은 '부잣집 파티에 노숙자가 난입해 살인을 저지르고, 운전기사가 고용주를 죽이고 사라진 사건'으로 알려진다. 기우와 충숙은 생계를 피자집 아르바이트로 유지하며 기정의 납골당을 찾는다. 겨울이 되자, 기우는 저택의 전등 깜빡임이 모스 부호임을 알아차리고, 이를 해독하여 아버지가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임을 알게 된다.
아들아. 너라면 혹시 이 편지를 읽을 수도 있겠구나. 너는 보이스카우트 출신이니까 혹시나 싶어서 이런 식으로 편지를 써본다. 건강은 회복이 좀 되었느냐. 네 엄마야 뭐 심하게 건강할테고. 나도 여기서 건강히 지낸다. 기정이 생각에 자주 울기는 하지만. 그날 벌어진 일들은 지금도 실감이 잘 안 난다. 꿈을 꾼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때 대문을 나올 때 순간 깨달았다. 어디로 가야 되는지. 워낙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집이니까 당연히 집이 금방 팔리지 않을 테고. 그러다보니 새 주인 올 때까지 빈집에서 오래오래 버티느라 고생을 좀 했지. 그래도 집이 한동안 비어있었던 덕분에, 그 분 누구냐 저기 문 자 광 자 문광님을 예의를 갖춰서 보내드릴 수가 있었는데, 요즘 인기 있다는 수목장을 한 거니까 씨발 뭐 최선을 다한 거지. 근데, 부동산 새끼들이 역시 머리가 좋더라. 한국에 온 지도 얼마 안 되는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을 꼬셔가지고 결국엔 집을 팔더라고. 부부는 외국계 회사에, 애들은 외국인 학교에 다들 밖으로 나다니는 가족인데, 니미 씨 붙박이 가정부가 24시간 집에 있다보니까 나는 부엌에 한 번씩 올라갈 때마다 목숨을 건다, 목숨을. 근데 독일[143] 애들이라고 소시지랑 맥주만 먹는 건 아니던데? 다행이지 뭐냐. 이곳에 있다보면 모든 것이 아련해진다. 오늘은 그나마 너한테 편지라도 한 통 썼구나. 밤마다 이렇게 편지를 꾹꾹 눌러서 보내다보면 언젠가는 네가 이걸 볼 날도 있을라나 싶다. 이만 줄인다.
─ 기택이 아들 기우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
기택이 사라진 이유는 CCTV가 문광에 의해 끊어져 증거가 남지 않았고, 비명 소리에 사람들이 대피하느라 기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택은 차고 문 틈으로 집에 다시 들어가 방공호에 숨었다. 그는 저택이 독일인 가족에게 팔리기 전까지 빈 집에서 음식을 구해 먹으며 연명했고, 입주 후에는 가정부의 눈을 피해 몰래 냉장고 음식을 훔쳐먹으며 살았다.
기택은 문광의 시신을 정원에 묻고, 박 사장을 죽인 것을 후회하며 참회하는 모습을 보인다. 기우는 저택의 전등 깜빡임을 통해 아버지의 모스 부호 메시지를 알아차리고, 반지하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답장을 쓴다.
아버지. 저는 오늘 계획을 세웠습니다. 근본적인 계획입니다. 돈을 벌겠습니다. 아주 많이. 대학, 취직, 결혼, 뭐 다 좋지만 일단 돈부터 벌겠습니다. 돈을 벌면 이 집부터 사겠습니다. 이사 들어가는 날에는 저는 엄마랑 정원에 있을게요. 햇살이 워낙 좋으니까요. 아버지는 그냥 계단만 올라오시면 됩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건강하세요. 그럼 이만.
─ 아버지의 편지에 대한 기우의 답장
기우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돈을 많이 벌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성공한 기우가 저택을 매입하고, 지하에서 올라온 기택과 재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기우의 망상일 뿐, 실제로는 기우와 충숙이 여전히 반지하 집에서 살고 있다. 영화는 "그날이 올 때까지 건강하세요. 그럼 이만."이라는 마지막 대사와 함께 끝난다.
수상내역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2019)
제40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2019)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 수상 (2020)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비영어영화상 수상 (2020)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2020)
제45회 세자르상 외국어영화상 수상 (2020)
제56회 대종상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시나리오, 여우조연상, 음악상 수상 (2020)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영화부문 작품상, 영화부문 남자신인연기상 수상 (2020)